넷플릭스 시리즈 마스크걸은 기독교를 까는 것처럼 보인다.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 대부분 크리스천이다. 시리즈 내내 그들은 모습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마지막 마스크걸 결말 해석을 보고 나면 생각이 달라지게 한다.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선택 때문이다. (안 보시는 분들은 스포일러 주의 바람)
김모미와 주오남 그리고 엄마 크리스천들
마스크걸의 주인공들은 모두 기독교 집안이다. 주오남(안재홍 분)의 엄마 김경자(염혜란 분)도 독실한 개신교 신자이며 김모미(이한별, 나나, 고현정 분)는 아니지만 김모미의 엄마 신영희(문숙 분)도 크리스천으로 등장한다. 두 사람이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는 장면이 등장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부모로서 자식에 대해 어딘지 정상적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모미의 엄마 신영희는 딸과 교류를 거의 하지 않는다. 엄마는 어린 시절 부족한 외모에 비해 무대에 서고 싶어하는 김모미를 못 마땅하게 여긴다. 이런 갈등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대면하지 않는 상황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천이지만 자식에 대해 너무 냉정한 태도를 지닌 듯 보인다.
김경자는 외아들인 주오남을 너무 아낀다. 하지만 아들 주오남을 누가 죽인 지를 알자 용서가 아닌 복수를 택한다. 크리스천이라도 마음에서 용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김경자는 아들을 죽인 사람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더 나아가서 그녀의 복수에 대한 결심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는다. 자신의 욕망을 신앙으로 합리화하려는 현실 기독교의 세태를 비판하는 듯하다.
교도관의 두 얼굴, 독방에 가두고 성경책을 넣어주다.
또 다른 기독교인으로 교도관이 등장한다. 김모미의 수감되어 있는 교도소에 새로운 교도관이다. 부임하자마자 그는 예수님처럼 서로 사랑하자고 강조한다. 하지만 그는 교도소 실세인 안은숙에게 특권을 제공하며 약자인 다른 여죄수들을 돌아보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수감자에게 피해를 입은 김모미에게 자신의 입지를 위해서 규정보다 독방에 오래 가둔다. 거기에 성경책을 넣어준다.
이런 모습은 대중들이 현재 기독교인들을 비판하는 모습들과 닮아 있다. 겉으로는 사랑을 강조하면서 본인에게는 관대한 위선적인 모습의 인물을 등장시킨 이유는 이를 비판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마지막 장면에서 이런 시각을 충분히 뒤집을 만한 장면이 등장한다.
김경자의 복수와 딸을 위한 김모미의 선택
김경자는 아들 주오남의 복수를 위해 김모미의 딸인 미모를 죽이려 한다. 이를 막기 위해서 김모미는 탈옥을 한다. 미모의 할머니와 엄마 모미는 미모를 찾는다. 김경자를 막는 과정에서 미모의 할머니는 죽음을 맞는다. 기절했다가 깨어난 김경자는 아들을 죽인 모미 대신 미모에게 총구를 겨눈다. 자신과 똑같은 슬픔을 겪게 하려는 복수의 방법이었다.
모미는 미모 대신 총에 맞는다. 딸을 대신에 죽음을 맞이했다. 이 장면은 기독교에서 말하는 ‘사랑’이라는 교리의 핵심은 ‘대속(남의 죄를 대신하여 벌을 받음)’과 닮아 있다. 앞선 김경자와 모미의 엄마 신영희, 그리고 교도소장 모두 하나님을 믿으며 교회를 다니며 사랑을 말했지만 위선적이거나 뒤틀려 있는 모습이었다.
바이블에서 말하는 사랑의 핵심은 예수님의 죽으심을 통한 대속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마지막 모미의 죽음은 앞선 크리스천들의 모습과는 대조된다. 이 모미의 죽음을 통해서 미모는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방황을 끝낸다.
캠코더 속에 담긴 김모미의 소망
미모가 마지막 엄마 모미의 어린 시절 비디오를 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어린 꼬마였던 모미는 춤추고 노래하는 장기 자랑을 한다. 장기자랑이 끝나자 행사 사회자에서 질문을 받는다. 장래 희망이 뭐냐고. 모미는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한다. 미모는 오열한다. 모미든 미모든 사람은 사는 동안 누군가에게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사랑 받음을 느낄 때 어려운 현실을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된다. 마스크걸의 주인공들처럼 뒤틀린 사랑은 큰 고통을 줄 수도 겪을 수도 있다. 주오남이 김모미를 사랑하는 방식도, 김모미는 주오남을 죽인 이유도, 주오남 엄마 김경자의 복수도 서로에게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고 받았다. 마지막 모미의 선택은 미모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에서 벗어나게 했다.
이런 모습은 모미와 그녀의 친구 춘애, 미모와 예춘 마지막 할머니 엄마 모미와 미모의 관계에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