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를 보면서 ott용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가 생긴 듯싶다. 극장에서 개봉하는 영화라고 하기에는 단순한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 줄거리와 결말에 이르는 플롯의 밀도가 너무 떨어진다. TV 단막극 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액션 연출이나 물량 투입의 레벨이 너무 높다.
코로나 시대의 ott 수요 급증과 ott 영화 장르의 탄생?
코로나 이후로 영화 관람료가 너무 올랐다. 더군다나 영화를 보려면 관람료와 함께 차비와 시간 들여야 한다. 웬만큼 재밌다는 소문이 나지 않으면 영화를 가지 않는 요즘이다. 코로나 이전보다 더 ott를 찾게 되고 넷플릭스에 없는 컨텐츠는 다른 ott 가입 유혹에 시달린다. 아래 통계(출처 컨슈머인사이트)에서도 보듯 코로나 이후로 ott 유료 이용률과 하루 1시간 이상 시청률은 코로나 전인 2019년 이후 훨씬 증가했으나 나같은 사람이 많은 모양이다.
ott업체 간 구독자 경쟁은 치열하다. 최근 국내ott의 대표업체인 tving과 waave가 합병을 발표하여 기존 ott 절대 강자인 넷플릭스와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ott업체들은 새로운 구독자 유입과 함께 기존 구독자를 유지에 더욱더 사활을 걸고 있다. 많은 구독자들이 오래 시청할 수 있는 자체 컨텐츠에 많은 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욱더 심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발레리나 줄거리, 간단하면서 마력(?)적인 이야기
ott 컨텐츠를 끝까지 보려면 지루할 틈이 없어야 한다. 내용은 이해하기 어렵지 않아야 한다. 넷플릭스 영화 발레리나는 그런 조건에 최적으로 맞춘 작품으로 보인다. 줄거리가 아주 매우 너무 단순하다. 한 줄로 요약을 해도 무리가 없다. 두 줄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전직 보디가드 비슷한 직업을 가진 고독한 여주인공 옥주(진종서 분)는 우연히 발레리나인 학교 동창 친구 민희(박유림 분)와 우정을 나눈다. 어느날 민희는 복수해 달라는 부탁을 남기고 자살을 하고 옥주는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한 나쁜 넘들을 인정사정 없이 모두 처리한다. 복선도 반전도 거의 없다. 플롯이 대나무처럼 아주 곧은 영화다.
주인공 옥주의 신상에 대한 설명은 별로 없다. 전직은 무슨 경호원 조직 같은 곳에 일하는 걸로 묘사된다. 내용 전개 상 주인공이 왜 잘하는지 설명으로는 충분했다. 옥주는 왜 죽은 친구 민희를 위해 정성을 다해서 복수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런 이유 또한 중요하지 않았다. 민희를 죽음에 이르게 한 놈들이 마약 판매와 성매매를 하는 워낙 나쁜 놈들이기 때문이다.
90분 순삭, 어장 관리의 대가 넷플릭스(feat. 스위트홈 시즌2)
그럼에도 러닝타임은 90분이나 된다. 지루하지는 않았다. 분명 무언가 90분이 지났는데 도대체 뭘 본 것인지 설명이 안 되는 인지부조화가 느껴졌다. 지루하지는 않았으나 재미가 없다고 하기도 애매하고, 낚시를 당한 느낌도 들지만 그렇게 억울하지도 않는 신기한 느낌이었다. 넷플릭스는 성공했다. 그 영화를 클릭하여 90분간 시청하게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넷플릭스는 이런 어중간한 영화들을 많이 만들 것으로 보인다. ott 경쟁에서 탑을 유지하려면 구독자들을 최대한 많은 시간을 넷플릭스에 끊임없이 잡아둬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2도 비슷한 맥락의 작품이었다. 스위트홈 시즌2는 2-3회 정도의 줄거리 분량을 무려 8회로 늘려서 시즌2를 만들었다. 시즌1를 너무 재미를 봤던 입장에서 이야기가 궁금해서라도 욕하면서 꾸역꾸역 8회를 다 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회에 결말은 간단했다. 시즌3를 기대하세요. 시즌3를 보게 될 것 같다. 또 넷플릭스는 성공했다. 시즌2 8회를 약간의 스킵과 함께 보고 엄청 실망했음에도 시즌3를 기대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구독을 끊지 않는 이상 이런 과정은 계속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면 넷플릭스 구독을 끊을 이유가 찾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